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좋게 지내려다 소음 때메 손해 본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26. 4. 12. 21:22

    나는 웬만하면 좋게 좋게 넘어가는 편이다. 이웃이 늦게까지 시끄러워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주차가 조금 겹쳐도 먼저 차를 빼줬다. 괜히 얼굴 붉히기 싫어서였다.

    옆집에서 리모델링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며칠이면 끝나겠지 싶었다. 아침 드릴 소리, 저녁 망치 소리. “공사니까 어쩔 수 없지.”

    한 번, 두 번, 세 번. 이해는 습관이 됐고, 그 사이 소음은 당연한 일이 됐다.

    말을 못 한 이유

    솔직히 무서웠다.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동네에서 마주치면 어색해질까 봐.

    “조금만 참으면 지나가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우리 부모님도 평소에 저분들 괜찮은 사람이라고 누누이 말했었고 그 사람들도 우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짧게 적당히 하다가 알아서 조용해지겠지. 이 생각이 그 당시만 해도 그렇게 소름끼치는 착각인 줄은 나 혼자만 모르고 있었다. 사람은 정말 예외가 없는 게 아무리 몇십 년씩을 알고 지냈어도 본인의 이익 앞에서는 모든 것들이 무시되고 눈에 뵈지가 않게 되는 거라는 걸 나만 모르고 있었음에 싸다구를 갈겨주고 싶을 만큼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손해는 조용히 쌓였다

    문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작됐다.

    • 잠을 설친 날이 늘어남
    • 집에 있어도 쉬는 느낌이 사라짐
    • 괜히 예민해짐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척했지만, 속은 점점 예민해졌다. 좋게 지내려던 마음이 결국 나만 참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느 날은 아침 6시 반. 갑자기 큰 굉음이 울렸다. 그날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인터폰을 누르려니 손이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와서 뭐라고 하지?”

    늦게 배운 한 가지

    그때 알았다. 좋게 지내는 것과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다르다는 걸.

    좋은 관계는 서로 배려할 때 유지된다. 한쪽만 계속 참고 있으면 그건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희생이다. 그래서 참다 참다 결국에는 나는 그들과 안타깝게도 기본적인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결말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최선을 다한 게 그들은 정말이지 갈 때까지 갔으며 아주 막장을 다 보여주었다. 가정집에서 공사 소음이라니 그리고 최장 한 달 아니 수개월은 내가 그 공사 소음에 시달렸던 것 같다. 근데 아는 얼굴이라서 집 앞에서 운 나쁘게 마주쳐을 때 생까다가 그 이후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멀어지고 나니 그런 일들이 줄어드는 게 체감이 되었다. 그래서 감정은 쌉사름해졌으나 결과적으론 내 귀가 편안해졌다.

    말을 꺼냈을 때

    결국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공격적으로가 아니라, “요즘 아침 소음 때문에 잠을 설쳐서요”라고.

    의외로 상대는 몰랐다고 했다. 시간이 그렇게 이른 줄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지만, 최소한 나는 더 이상 혼자 참고 있지 않았다.

    좋게 지내려다 손해 본 건 결국 ‘말하지 않은 나’였다.

    예민해 보이는 게 두려워 내 불편을 지워버린 선택. 앞으로는 다르게 하려고 한다.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면 나를 먼저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게 그 일을 겪고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내가 얼마나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 말을 하지 않으면 사실 상대방은 알아채기가 어렵다. 말을 했을 때 돌아오는 피드백이 두려워서 말 대신 간접적으로 신호를 하는 거 이거는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권장하고 싶지가 않다. 만약 그랬다간 오히려 내가 감정적인 상처를 입는 불상사가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정중하게 차분하게 말을 하든지 메모를 남기거나 문자 카톡 다 좋다.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하자.

Designed by Tistory.